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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 감성인문학: 장소‧매체‧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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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시조의 감성 구조

작성 : dang32g / 2010-03-29 01:23 (수정일: 2018-01-19 13:48)

(11차 세미나)

시조의 감성 구조
: 感․發․興의 개념 도입을 중심으로


조태성(인문한국연구교수)


1. 머리말
시조를 비롯한 모든 시가 문학은 감정을 넘어 정서의 문제를 다룬다고 한다. 이때의 정서란, 즉 발적 표현 양태를 가지는 감정의 상태에서 그 감정 주체가 가지는 일련의 지각 행위가 투영된 상태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시조를 포함한 우리 시가의 대개는 정서의 차원을 넘어 보다 본질적인 감성의 문제로 파악되어야 한다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우리 시가의 완성은 정서라는것을 형성하게 하는 주체의 작용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 이외의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앎’의 요소가 더해져 이루어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게 더해진 앎의 요소는 정서를 감성작용의 결과로 수용하게 해주는 동시에 가장 우리 시다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시조에서의 의미 구조는 그것이 곧 감성 표출을 위한 시적 장치임을 함의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까닭에 시조의 구조에서 감성적 기능의 가능성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는 전제로부터 본고는 출발한다.


그렇다면 시조의 감성 구조는 어떤 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시조 내에서 인식되어표현되어야 할 ‘대상’은 작품의 필수 요소가 된다. 거기에 대상을 ‘인식하는 주체’가 있으며, 인식의 결과를 보여주는 ‘언어적 표현’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상과 대상(혹은 주체)의 인식 사이에는 일정한 작용이 필요하고, 이러한 일정한 작용을 본고에서는 감성의 작용에 포함한다. 왜냐하면 대상에 대한 인식은 주체의 여러 경험들에 의한 기억에 가깝거나 혹은 생경한 감정들의 혼용 상태에서 이루어질 가능성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인식의 이전부터 존재했던 여러 환경적 배경 또한 이러한 작용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고에서는 시조의 감성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우선 ‘感․發․興’의 개념을 도입해보고자 한다. 후술하겠지만, 이 개념은 어떤 구조론적 근거로부터 차용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 세 용어가 시조의 3장 구조에서 상호 간에 긴밀한 연관 관계를 맺으면서 의미화 될 수 있다고 추론하고, 이를 실제 작품을 통해 설명하고자 하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즉, ‘感․發․興’의 개념에 시조의 3장을 대입하고, 이를 다시 ‘대상-인식-정서’의 도식으로 풀어 실제 작품에 적용해봄으로써 이러한 추론이 성립 가능한 것임을 설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