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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 감성인문학: 장소‧매체‧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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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한 여성빨치산의 구술생애담에 나타난 정체성 탐색과 소통

작성 : baluni / 2010-08-05 11:35 (수정일: 2018-01-19 14:02)
  (20차 세미나)

한 여성빨치산의 구술생애담에 나타난 정체성 탐색과 소통

한정훈(전남대)

  1. 들어가며

  2. 구술생애담 구성과 전개

  3. 구술생애담의 나타난 정체성 탐색

   (1) 죽음의 공포 극복과 삶에 대한 의지

   (2) 무력한 남성 인식과 주체적 자리매김

   (3) 제도적 감시와 시선 그리고 극복

4. 정체성 형성의 매커니즘과 소통의 의지

5. 나오며

1. 들어가며

발터 벤야민은 세계 일차대전 이후 전쟁터에서 귀환한 사람들이 입을 다물고 있으며, 사람들 간의 직접적 경험을 나누는 일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1), 당시 시대에 이야기꾼이 사라지고 있음을 아쉬워했다. 발터 벤야민은 이야기꾼 소멸의 구체적인 이유로 사람들의 경험가치가 하락하고 있음을 언급한다. 그가 지적한 이야기꾼의 소멸이 약 100년 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은 현대 이야기 문화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구비문학 연구자들은 이야기를 찾아서 시골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연구자들은 마을의 촌로들에게 신화, 전설, 민담 등 문학장르에 해당되는 허구의 이야기만을 채록하였고, 사실에 기반한 경험담이나 사실담 등이 나올 경우 잡음으로 처리하여 무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현재 많은 이야기판에서는 전통적 문학장르라 할 수 있는 신화, 전설, 민담과 더불어 사람들의 경험에 기반한 경험담이나 사실담이 많이 이야기되고 있음을 구비문학 연구자들은 알고 있다.

연구자들은 현대가 과거와 대비해서 이야기판이 형성될 수 없는 많은 제약들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많은 이야기꾼들이 이야기판의 소멸로 인해서 사라지고 있음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과연 이야기판이 소멸되어 이야기꾼이 사라진 것인지, 연구자들의 고정적 시각이 이야기꾼을 보지 못하게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할 것이다. 비록 구비문학장르라 할 수 있는 신화, 전설, 민담의 유통이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음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사실이나 경험에 기반한 이야기들도 과연 사라지고 있는지, 아니면 연구자의 시각에서 이들을 놓치고 있는지 한번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