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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 감성인문학: 장소‧매체‧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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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철학의 사유방식

작성 : abraxas701 / 2010-09-28 16:43 (수정일: 2018-01-19 14:03)

감성철학의 사유방식1

ࡔ노자ࡕ(老子)를 중심으로

   

탁양현

  

지금 우리는 새로운 감성을 담론코자 한다. 그것이 기존 이성과의 거리두기를 통한 새로운 대체를 목적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근대 이후 유불도(儒佛道)라는 전통 사상과 새로이 유입된 서구 사상이 이미 혼융된 상태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의 상황을 감안할 때, 현재로선 감성에 대한 어떠한 논변도 서양 철학의 ‘이성과 감성’이라는 이분법적 도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물론 동아시아 문화에 서구의 이성과 동일시할만한 ‘무엇’이 있지는 않다. 다만 동서철학사 내에서 주류적 국가철학(유가철학, 플라톤철학 등)들의 사유방식은 서로 닮아 있다. 이러한 사유법적 유사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감성을 배제하는 상호 근접한 ‘어떤 이성’의 모습을 보게 된다.

어떠한 철학이나 사상이라 해도 ‘하나로서의 무엇’에 대한 추구가 있다. 서구 철학사 안에서 그런 것이 신(神)이고 이성이다. 그러나 단지 절대적 ‘하나’라고 해서 그 ‘하나’가 모두 동일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이단을 규정하고 분리하려는 측면에서의 ‘하나’는 배척과 격리를 그 수단으로 삼는다. 서구 기독교의 신적(神的) 이성이나 근대의 계몽 이성, 동아시아 유가의 도덕 이성이 그러하다. 이러한 흐름이 여전히 유효한 현대적 과학 이성의 시대와 상황 안에서 ࡔ노자ࡕ의 사유방식들은 감성 담론에 있어 새로운 생성적 모티프를 제공해준다.

이에 필자는 ࡔ노자ࡕ의 ‘현(玄), 상(相), 반(反), 혼(混)’이라는 개념을 통해 감성철학의 사유방식을 모색한다. ‘현’의 사유방식은 현묘함의 이중성에 바탕하고, ‘상’의 사유방식은 존재자 서로의 상호성에 바탕하고, ‘반’의 사유방식은 자연의 순환성과 대립성에 바탕하며, ‘혼’의 사유방식은 혼돈의 포용성에 바탕한다. 이는 ࡔ노자ࡕ의 사유방식에 대한 새로운 미래적인 감성론적 해명의 시도이며 감성철학 담론의 현재적 시작점이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진리가 발생하고 보존되는 새롭고 보다 나은 생성적 토대로서의 사건 그 자체를 지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