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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 감성인문학: 장소‧매체‧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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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정념의 발생 원리

작성 : baluni / 2010-11-15 20:09 (수정일: 2018-01-19 14:07)

[26차 세미나] 

 

정념의 발생 원리

-데이비드 흄의 ࡔ정념에 관하여ࡕ에서-

오세익

1. 들어가며

플라톤의 ࡔ파이드로스ࡕ에서는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의 비유가 등장한다. 여기서 말은 각기 다른 정념을 가리키고, 마부는 이성을 말한다. 플라톤의 비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성과 정념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근대에 이르러 플라톤적인 전통을 뒤엎는 비유가 등장한다.

내 손가락의 생채기보다 전세계의 파멸을 선택했다는 것이 이성과 상충되지 않는다. 내가 인디안이나 전혀 모르는 사람이 거의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 자신의 파산을 선택했다는 것이 이성과 상충되지 않는다. (…) 간단히 말해서 어떤 정념이 불합리하려면 거짓 판단을 동반해야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엄밀히 말해서 불합리한 것은 정념이 아니라 판단이다.1)

인용한 부분은 데이비드 흄(David Hume)의 ࡔ정념에 관하여ࡕ 중 일부이다. 흄은 같은 곳에서 이제까지의 철학과 삶 전반에 대해서 “정념과 이성의 싸움을 이야기하며 이성의 편을 들고, 사람은 이성의 명령에 따르는 만큼 유덕할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철학은 물론 심지어 일상 생활에서조차 가장 흔하다”2)고 말한다. 흄은 이러한 입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여기에 대항해 두 가지 가정을 제시한다. “첫째, 오직 이성만으로는 어떤 의지 활동의 동기도 될 수 없다. 둘째, 이성은 의지의 방향을 결정할 때 결코 정념과 상반될 수 없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