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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 감성인문학: 장소‧매체‧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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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두려움으로부터의 소외, 감성

작성 : dang32g / 2010-03-29 00:41 (수정일: 2018-01-19 13:46)

(2차세미나)

                   두려움으로부터의 소외, 감성

- 감정과 정서, 감성의 관계 짓기 -

 

조태성(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HK연구교수)

 

 

 

<목차>

 

             1. 들어가며

             2. 두려움, 그리고 소외의 양면성

             3. 감정과 정서, 그리고 주체의 경험적 작용

             4. 정서와 감성, 그 이성적 승화

             5. 남겨두기 : 한국적 감성 찾기의 한 지표를 위하여

 

 

1. 들어가며

 

감성은 이미 시대의 화두가 된 듯하다. 현대라는 시기적 문명이 빚어낸 제 분야에 감성이라는 단어를 결합시키는 일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그에 대한 학문적 성찰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심리학이나 철학, 뇌 과학 등의 분야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놓고는 있으나, 그것 또한 감정에 관한 연구에서 보이는 것처럼 일종의 분류 작업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게다가 감성에 대한 인간학적, 인문학적 성찰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감정에 대한 이론은 철학적으로 우선 아리스토텔레스를 기원으로 삼을 수 있다.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이성을 최우선으로 간주하여 연구했던 것처럼, 특히 소크라테스나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이 감정에 대해 불합리하거나 원시적으로 간주했던 것처럼 그 역시 이성에 주안점을 두었으나, 한편으로는 감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반면, 근대 미학적 논의들의 중심은 대부분 감정 개념의 정의에 있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현대에 이르면 감정의 사회학적 측면에 관한 연구도 진척되고 있다. ‘감정과 매체’, ‘감정과 공동체’, ‘감정과 민족’ 등의 연구가 그런 경향을 대변한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사적 면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일단 감정 개념에 대한 용어 혹은 그 번역에 대해서도 확실한 정립이 되어 있는 지도 의문이다. 그들이 ‘emotion’이라는 용어를 어떻게 사용하건 간에 우리에게는 감정과 정서, 그리고 감성이라는 용어가 별개로 존재한다. 용어가 별개로 존재한다 함은 그것들에 관한 우리의 사고가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용어들에 대해 우리가 우리말을 통해 우리의 마음 상태를 살펴왔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따라서 감정(혹은 정서나 감성)에 대한 연구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점은 그것이 자신의 모국어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정이 인간의 보편적 실체이기는 하나 그것이 발현되는 상황과 발현하는 방식, 특히 언어 표현은 그들이 속한 환경에 의해 발현된다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점을 망각할 때, 우리는 번역상의 용어, 이를테면 ‘feeling, emotion, sensation’ 등의 용어에 쉽게 현혹되어 버린다. Wierzbicka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