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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감정 노동의 정치학과 지리적 스케일(Geographical Scale)

작성 : dang32g / 2010-03-29 01:05 (수정일: 2018-01-19 13:53)

(9차 세미나)

감정 노동의 정치학과 지리적 스케일(Geographical Scale)

-광주양동시장(재래시장)을 대상으로-

 

주문희(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HK연구원, 박사과정)

 

 

목 차

 

Ⅰ. 들어가며

Ⅱ. 감정노동, 합리성의 신화

Ⅲ. ‘감정노동’ 둘러싼 갈등과 조정

Ⅳ. 공간분화 그리고 새 출발

Ⅴ. 나오며

 

Ⅰ. 들어가며

 

이 글은 현재 인간노동의 한 형태가 된 '감정노동'이 어떻게 사회적, 문화적, 지리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감정노동은 우리가 어디를 가더라도 '정중한 인사와 상냥한 미소'를 볼 수 있을 만큼 우리의 일상 삶에 가까이 와 있다. 그러나 감정 표현이 노동으로 인식되기 시작한지는 불과 30여년에 불과하다. 미국의 사회학자 혹쉴드(Hochschild)는 『The Managed Heart』(1983)라는 책에서 비행기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통해 개인이 자신의 감정을 조직에서 요구하는 감정에 일치하도록 조절하는 노력을 감정노동(emotional labor)라고 정의 하였다. 즉, 그녀는 일반적으로 노동이라 정의되어 있는 육체노동과 정신노동 이외에 그것과 차별될 수 있는 또 하나의 노동으로, 인간의 감정이 임금의 대가로 통제되고 관리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감정노동이라는 개념은 기존의 노동개념에 대한 대안적 개념이라기보다는 정신노동이나 육체노동처럼 이성 중심적 노동과 대비되는 감정 중심적 노동이라는 범주 구분에 해당된다. 즉 현재 경제 패러다임-서비스 산업-에 가장 적합한 노동의 한 형태일 뿐이다.

감정노동에 대한 연구는 감정 표현이 개인의 조직 내 효율성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Hochschild, 1983; Throits, 1990; Clark, 1992; Glomb, T. M., Tews, M. J., 2004)에 대한 연구와 인위적인 감정조절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 올 수밖에 없는ࡒ경험ࡓ감정과 ࡒ표현ࡓ감정 간의 불일치에 대한 대안연구(김상표, 2000; 김민수․강경원, 2006; 김민주, 2006)가 주를 이뤘다. 대체로 기존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전제하는 바는 현대 사회에서 필수불가결한 노동의 한 형태라는 점이며, 그러므로 조직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조직의 감정표현규범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굳이 감정 자본주의(emotional capitalism)라는 거창한 개념을 쓰지 않더라도 우리는 매체를 통해 사적 감정이 자본의 영역으로 포섭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개인의 사적영역이었던 '감정'이 공적영역으로 포섭됨으로써ࡐ어떤 감정표현이 적절하며, 어떤 감정표현이 부적절한지ࡑ에 대한 기준이 만들어지면서 여러 형태의 감정표현은 하나 또는 둘이상의 감정표현으로 제한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조직이 제시한 감정표현규범에 적합한 표현을 구사하지 못한 경우 퇴출, 배제되게 된다.

이글에서는『전통시장』-광주양동시장-을 대상으로 하여 '감정노동'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전통시장 상인들의 노동의 한 형태가 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광주양동시장은 국가 정책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재래시장 활성화』사업의 대상이 되면서부터 시설의 현대화뿐만 아니라 경영의 선진화 이른바, 상인들의 정보화 교육 및 판매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특히 판매교육의 주요 골자가 상인들의 친절 서비스에 초점이 맞추어짐에 따라 '감정노동'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필자는 우선 『전통시장』에서 왜 '감정노동'이 중요시 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단순히 전통시장 또한 고객과의 대면접촉이 빈번하기 때문에 현재의 흐름에 발맞추어 '감정노동'이 강조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다음으로는 재래시장의 한 사례로 광주양동시장에서 '감정노동'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상인들의 노동의 한 형태가 되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감정노동'이 외적 강제에 의해서 강요되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여, 지리적 스케일'에 따라 '감정노동'을 둘러싼 행위주체들 간 갈등과 연대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는 '감정노동'을 둘러싼 갈등, 연대 등이 공간에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