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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이현화의 「산씻김」 연구

작성 : dang32g / 2010-03-29 01:08 (수정일: 2018-01-19 13:54)

(9차 세미나)

이현화의 「산씻김」 연구

 

김지연(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HK연구원, 박사과정)

 

 

목 차

 

1. 들어가며

2. 잔혹‘한’ 극과 ‘잔혹극’사이의 거리

:「산씻김」과 아르토의 연극이론

3. 속도, 근대적 삶에 드리운 공포의 기제

4. 연극적 장치 읽히기와 몰입될 관객

5. 나오며

 

1. 서론

 

70년대 초반부터 창작활동을 시작된 이현화의 희곡작품들과 그에 따른 연극공연 등에 대한 일련의 평가는 다수의 평론가와 관객들에게 이전까지와 다른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가름되었다. 그 한 예로 연극평론가 이상일이 1978년에 쓴 평론에서 한 이현화의 작품에 대한 호평을 볼 수 있다. 이상일은 ‘우리의 연객 관객들은 너무 얌전하다’면서 당시에 상연되던 제반의 연극들에 대해서 일침을 놓는다. 그는 ‘재미없는 연극’에 대해 휘파람을 불고 발을 구르고 야유를 퍼붓는 등 거부의 몸짓을 거세게 보여야 한다고 비판을 넘어 비난의 정당성을 주장하기까지에 이른다. 그러나 이현화의 작품에 대해서는 당시의 재미없는 연극들에 비해 현대의식이나 드라마의 기교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대가 등장’한 것이라고 격찬을 늘어놓고 있다. 70년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한국 연극계의 지형도에서 이상일이 구분한 ‘재미있는’과 ‘재미없는’이라는 표현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는 이현화의 작품이 그 전 세대의 작품세계와 어떻게 다른 새로움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밝힘으로서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이다.

의식적인 차원이나 기교적인 차원에서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던 70년대 당시 대다수의 ‘재미없는 연극’과 대조되어 ‘재미있는 연극’으로 평가받는 이현화의 작업은 70년대를 거쳐 80년에 이르러 더욱 활발해졌다. 본고에서는 이현화의 대표작 중 하나인 1981년에 쓰인 「산씻김」을 통해서 기존과 ‘완전히 새로운 세대’로서의 면모가 희곡작품에서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산씻김」의 경우에는 70년대 상황이 끝난 지점이랄 수 있는 1981년에 탈고가 되었지만, 80년대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읽기 보다는 이현화의 70년대 후반의 몇몇 다른 작품들과 더불어 70년대의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하겠다. 또 이현화의 다른 희곡작품도 마찬가지겠지만, 「산씻김」에 대한 평자들의 시각들이 70년대의 억압적인 정치적 상황이나 산업화에 따른 소비자본주의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상, 반사실주의 극의 영향, 제의형식을 빌었다는 점 등 에 기대어 특별히 주목하였던 점 또한 이 글에서 「산씻김」을 다룬 이유라 하겠다. 특히, 씻김이라는 전래적인 민속 현상을 만들어왔던 한풀이의 정서가 근대적인 연극의 형식에, 반사실주의극의 성격을 드러내는 작품에서 근대적인 연극미학에 어떻게 접목되는 지를 살펴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