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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칸트의 미학에서 반성적 판단력의 역할

작성 : dang32g / 2010-03-29 01:19 (수정일: 2018-01-19 13:56)

(10차 세미나)

칸트의 미학에서 반성적 판단력의 역할

-『판단력 비판』의 「미감적 판단력의 비판」을 중심으로 -

 

김지원(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HK연구원, 석사과정)

 

 

목 차

 

1. 머리말

2. 매개의 역할로서의 판단력

  1) 규정적 판단력

  2) 반성적 판단력

3. 미감적 판단

  1) 미의 판단

  2) 숭고의 판단

4. 맺음말

 

1. 머리말

 

칸트는 ࡔ순수이성비판ࡕ에서 선험적(a priori)인 원리에 의한 인간 인식의 능력을 비판하고 그러한 인식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하는 동시에 보편타당한 인식의 가능성을 정초하였다. ࡔ실천이성비판ࡕ에서는 욕구능력(Begehrungsvermögen)에 대한 비판으로서 도덕율의 궁극목적에 대한 논의를 통해 자유에 근거한 도덕법칙을 확립하였다. 제 3 비판서인 ࡔ판단력비판ࡕ을 통해서는 오성과 이성의 분류로 말미암아 나누어진 두 체계, 즉 이론철학과 실천철학의 영역을 판단력(Urteilskraft)라는 중간자를 매개로 이 양자를 통합하여 그의 비판철학의 전 체계를 완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칸트의 의도는 ࡔ판단력비판ࡕ이 다루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가에 대한 다음의 설명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우리들의 인식능력의 순서에 있어서 오성과 이성 사이의 중간항을 이루고 있는 판단력도 과연 그 자신만으로서 선험적 원리들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가, 그 원리는 구성적(konstitutiv)인가 아니면, 단순히 통제적(regulativ)인가. (따라서 고유한 영역을 나타내지 못하는가), 그리고 또 판단력은 인식능력과 욕구능력과의 중간항으로서 쾌(Lust) 불쾌(Unlust)의 감정에 대하여 (오성은 인식능력에 대하여, 그리고 이성은 욕구능력에 대하여 선천적으로 법칙을 지정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선험적인 규칙을 부여하는가 어떤가, 이러한 비판이 바로 이 판단력 비판이 다루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판단력에는 다음과 같은 두 종류가 있다. “판단력 일반은 특수를 보편 아래에 포섭된 것으로서 사유하는 능력이다. 보편(규칙, 원리, 법칙)이 주어져 있는 경우에는, 특수를 이 보편 아래로 포섭하는 판단력은…… 규정적(bestimmend)이다. 그러나 오직 특수만이 주어져 있고, 판단력이 특수에 대하여 보편을 찾아내야 할 경우에는, 판단력은 단지 반성적(reflektierend)이다.” 즉 규정적 판단력에 의해서는 특수가 이미 정해진 보편에 의해 규정받게 된다. 그러나 반성적 판단력에 의해서는 특수가 그것을 규정하는 보편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반성될 뿐이다. 그러므로 판단력은 그것이 의거하는 법칙이 보편타당한 객관적 원리로서 존재하는가 않는가에 따라 구분되는 것이다.

칸트에 있어 이론적 인식판단이나 실천적 인식판단은 자연 법칙이나 도덕 법칙에 근거한 규정적 판단력의 작용인데 반해 미감적 판단은 반성적 판단력의 작용이 된다. 칸트가 ࡔ판단력비판ࡕ에서 시도하는 작업은 자연과 자유라는 이들 상이한 세계가 과학의 사실과 도덕의 사실이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질서에 의해 수립되는데, 이 두 세계를 매개하고 조화를 이루는 문제였다. 이러한 매개와 조화는 바로 반성적 판단력의 역할로서 오성의 인식 판단도 이성의 도덕 판단도 아닌 미감적 판단, 곧 취미판단인 것이다.

이 글은 칸트의 미학에서 판단력의 기능을 규정적 판단력과 반성적 판단력으로 구분하여 그 기본 원리를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어 어떻게 판단력(반성적 판단력)이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던 두 체계인 이론과 실천, 자연과 자유의 영역을 매개하는 기능으로서 가능한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더불어 그것의 기본 원리인 합목적성을 언급하면서 미감적 판단의 기본적인 형태인 미와 숭고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각각의 특징들을 규명하여 칸트 미학에서 핵심적인 개념인 반성적 판단력의 역할을 고찰하는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