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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 감성인문학: 장소‧매체‧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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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패턴(pattern)’을 사유하기 -인간 감성 이해를 위한 전제들

작성 : baluni / 2010-07-20 17:26 (수정일: 2018-01-19 13:59)
 

(14차 세미나)

패턴(pattern)’을 사유하기

-인간 감성 이해를 위한 전제들

정명중(호남학연구원 인문한국 연구교수)

우리가 인간의 감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은 피해야 한다. 이를테면 인간의 ‘감성’이라는 사태 또는 현상을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존재론적 기반인 사회적 환경(Umwelt) 또는 사회적 ‘관계태’로부터 상대적으로(혹은 의도적으로) 분리되거나 독립된 것처럼 취급하려는 경향이 그것이다. 그러한 경향은 인간의 사유와 행동을 끊임없이 구성하고 강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사유와 행위에 의해 변화하고 발전하기도 하는 사회적 관계태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인간과 사회적 관계태 사이의 긴밀한 피드백 작용 그리고 그 역동적인 과정에서 산출되는 인간 정신(마음) 과정의 복잡성은 상당 부분 사상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예컨대 어떤 ‘주체’의 어떤 감성(혹은 감성적인 것)이 일정한 텍스트(예술작품을 포함한)나 사회적 행동들의 ‘원인’ 혹은 ‘반영’이었다는 식의 단선적인 인과론이나 일물일어(一物一語) 수준의 반영론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통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볼 일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해보기 위해 필자는 최근에 아젠다에 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늘날 우리들의 사유는 ‘점(고정된)’과 ‘선(시작과 끝이 있는)’에 고착되어 있다. 이를 달리 ‘실체론’적 사유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들이 바라보고 있는 세계 혹은 대상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어떤 것 혹은 점멸하면서 변화해 가는 어떤 것들(시뮬라크르)이다. 따라서 세계 안의 어떤 것도 고정되어 있지도 않으며, 우리들 인간이 인위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시작’이나 ‘끝’ 따위란 사실상 존재할 수 없다. 세계 내의 모든 존재들은 운동 과정 혹은 상태에 있고, 이 운동을 사유하기 위해서는 점이나 선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라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패턴(pattern)의 사유’를 제시한 바 있다. 여기서 말하는 패턴이란 단순히 정형화된 양식이나 원형(原型) 혹은 거푸집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향후 다양한 이론적 맥락과 다른 분과학문의 도움을 받아 정교화 하는 작업이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이지만, 패턴을 설명하기 위해 편의상 다음과 같은 도식을 제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