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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한국미를 보는 다양한 시선

작성 : baluni / 2010-07-20 17:32 (수정일: 2018-01-19 13:59)
 

(15차 세미나)

한국미를 보는 다양한 시선

이 선 옥 (인문한국 연구교수)

1. 머리말

  한국미술의 미적감성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가장 난점은 각 작품들의 조형언어를 일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해야하는 문제이다. 즉 한국미라는 보이지 않는 미적 가치나 미의식을 어떤 근거를 통해 언어로 객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한국미의 특징을 어떤 이는 “고전적 균형과 단순성”을 지녔다고 하고,1) 어떤 이는 “즉흥적이고도 시원한 활력”을 지녔다고 하며,2) 또 어떤 이는 “비애의 미”3)로 보기도 한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같은 사물의 다른 면을 보거나 같은 면을 달리 보기도 한다.

  본 발표에서 발표자가 한국미를 형성하는 한국적 감성을 찾는 연구의 일환으로 시도하고자 하는 것은 역대 한국미를 논한 미학미술사학자들의 한국미를 보는 관점과 이로써 도출된 한국미의 특징들을 살펴보고, 이들이 한국미를 대표하는 한국적인 작품으로 선정한 것은 어떤 것이며, 이는 각 학자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한국적 특색을 찾고자 하거나 한국미술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이의 특성을 도출해 내려는 시도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1900년 대 초반부터 여러 학자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다. 일본인 학자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세키노 타다시(關野貞), 서양학자 안드레 에카르트(Andre Eckardt, 1884~1971), 디트리히 젝켈(Dietrich Seckel, 1910~), 에블린 멕퀸(Evelyn McCune, 생년미상), 한국학자로서는 일제강점기 고유섭(高裕燮), 김용준(金瑢俊), 윤희순(尹喜淳) 등을 이어 김원룡(金元龍), 최순우(崔淳雨), 이동주(李東洲), 조요한(趙要翰) 등 여러 학자들이 다양한 견해를 편 바 있다.

  이들 학자들의 한국미에 대한 견해에 대해서도 이를 분석하고 타당성을 가늠하는 수많은 연구가 뒤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적인 미의 특징을 무어라 말 할 수 없는 것은 그 만큼 다양한 미감이 각자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지닌 채 논의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몇 마디 말로써 표현해 내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그것을 민족, 국가의 이름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른바 ‘한국미’에 대한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미를 평한 것은 현대인들이 현재 남아있는 작품을 본 인상비평이다. 때문에 현재의 언어로 표현되어 쉽게 이해되고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보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은 보는 사람의 시선의 차이에 기인한다.

  이 발표는 궁극적으로 본 발표자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의 초입이자 징검다리를 점검해 보는 과정이다. 본 발표자는 한국미를 총체적으로 보았던 이들 여러 학자들의 한국미에 대한 견해를 바탕으로 이후 시기별로, 분야별로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이러한 방법의 하나로 한국미를 규정한 많은 미적 감성 언어들이 과거에는 어떻게 어느 정도 비중으로 쓰였는지를 검증해보려고 한다. 예를 들어 ‘질박하다’거나 ‘소박하다’ ‘고아하다’라는 용어는 미술품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의 품성을 가리키거나, 음악이나 문학작품 등을 설명할 때도 생활 속에서 두루 쓰이기 때문에 총체적인 감성 연구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