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활동

분권 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 감성인문학: 장소‧매체‧서사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

세미나

서발턴과 감성

작성 : baluni / 2010-07-20 20:09 (수정일: 2018-01-19 14:00)
 (18차 세미나)

서발턴과 감성

이영배(전남대 호남학연구원 HK연구교수)

 

차 례

 

 

 

1. ‘서발턴-감성’의 절합: 전제와 조건들

2. 전통 사회 기생의 성격과 양반/남성들의 시선

3. 일제 강점기 기생의 처지와 그에 대한 시선

4. 식민적 표상으로서 기생 감성

5. 서발턴적 주체화의 길, 탈주 혹은 새로운 ‘존재-되기’의 기획

6. 몇 가지 과제: 이론, 방법, 대상의 체계적 연구과 확장

1. ‘서발턴-감성’의 절합 : 전제와 조건들

이 글1)은 하위계층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서발턴의 감성2)을 다루려고 한다. 이러한 의도는 감성이 사회와 역사, 그리고 문화는 물론 계층/계급에 의해 차이가 있음을 전제하고 있으며, 감성들이 발산-작용-포획/수렴-저항/탈주의 운동을 통해 또 다른 생성으로 확산되는 다수의 장들이 존재함도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제롬 케이건의 정서 연구 개론서에도 전개되어 있다. 즉 사회적 범주에 따라 정서의 빈도와 현저성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다만 차이의 지점은 사회적 범주 즉 계급, 젠더, 인종, 사회, 역사, 문화 등등의 요인들이 드러내는 정서적 차이가 양적인 차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말을 요약하여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같은 사회 안에서도 사람들이 주로 일으키는 정서의 빈도와 현저성은 저마다 다르다. 이 차이를 일으키는…결정 요인은 개인이 자기정의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범주…이다. 사회적 범주는 감정에 부여되는 평가를 좌우하며, 이 때문에 특정 정서에 대한 감수성에도 영향을 미친다…성별, 민족, 사회계층, 국가, 종교, 인생 과정으로 사회적 범주를 나누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성별과 민족을 고정된 것으로 여기며 나머지 네 가지는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범주는 역사적 시대와 문화에 따라 중요성이 달라진다. 계층과 국가는 19세기 유럽에서 특히 두드러진 범주였지만, 20세기가 되자 민족의 중요성이 커졌다…계층이 기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계급차이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어떤 사회이든 각 구성원은 공동체가 미덕의 표지로 높이 평가하는 특성을 저마다 다르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3)

정서들의 차이가 아닌 정서의 차이, 그리고 그 차이의 상대주의적 입론은 계급차이의 필연성으로 확대되고, 정서의 양태를 사회적 범주에 따라 구분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고착화시킴으로써 오히려 차이는 고착화되어 불식되는 것처럼 보인다. 구성주의자들의 견해를 참조하면, 취향과 그에 따른 행동의 패턴, 그리고 정서적 표현은 계급/계층적 환경과 그 재생산 기제인 교육에 의해 차별적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사회공간을 형성하는 장들의 위계 속에서 움직이는 정서들은 여러 조건 속에서 육화되어 정체성(혹은 계급/계층성)을 띠게 된다. 그러므로 계층/계급에 따른 정서들의 생성물들은 연속보다는 단절을, 통합보다는 이질적인 것들의 공존과 융합, 혹은 절합에 의한 ‘새로운 어떤 정서-되기’로 자기 역사를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