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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감성의 발현과 그 방식, 파장 혹은 스펙트럼

작성 : baluni / 2010-07-20 20:13 (수정일: 2018-01-19 14:01)
 (19차 세미나)

감성의 발현과 그 방식,  파장 혹은 스펙트럼

조태성(인문한국연구교수)

목    차

 

1. 머리말

   : 감성 혹은 감성적인 것들과 그 영역 설정의 조건

2. 감성 발현의 개인차 혹은 집단차

3. 감성의 발현과 파장 혹은 스펙트럼

4. 남은 문제

1. 머리말

  : 감성 혹은 감성적인 것들과 그 영역 설정의 조건

‘(한국적) 감성은 이러저러하다.’라는 해명의 층위1)에서라도 우리에게는 감성과 감성적인 것들에 대한 통찰의 의무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것들에 관한 일종의 무언의 합의를 이룬 듯하다. 그래서 감성이란 무엇이냐고 물어왔을 때 굳이 적극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 아니,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질문조차 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 자리에서라도 ‘이러저러한 것들’ 중 어떤 것들이라는 답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 글에서 말하는 감성은 -적어도 디자인에서는- 심미적 경험의 축적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발현될 수 있는 어떤 마음 기제이다. 또한 심미적 경험의 축적은 개인의 ‘감수성’ 즉, 대상에 대해 느끼는 능력의 여부 혹은 고저高低에 달려 있고, 이에 따라 개인들의 심미 경험의 축적이 그 양과 질에 있어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감성 혹은 감성적인 것들에 대한 개인의 편차는 여기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미시적 관점에서 감성은 주체의 마음 상태라는 점, 그러나 그것이 언제든지 발현 가능한 일종의 에너지라는 차원으로, 그리고 감수성은 마음 상태라기보다는 개인의 심적 능력이라는 차원으로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시 말해, 감수성이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면, 이에 대하여 감성은 주체의 감수성을 자극하여 다양한 감정 상황을 체험하게 하고 그것들과의 융합을 통해 보다 큰 영역에서의 정서 혹은 그 너머의 어떤 경지를 형성하게 하는 기제의 일종이라고도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가 바로 이후 말해질 거대역 안에서 행해지는 감수성의 역할을 통해 감성 혹은 감성적인 것들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보게 하는 중요한 전제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지점에서 감성은 감수성을 통해 다양한 층위의 심미 경험을 축적하게 하고, 그 축적물이 내면의 완성으로 나아가게 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그리하여 내면의 완성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면 일반적으로 ‘정서 안정’이라고 말해지며, 이러한 안정된 정서를 바탕으로 ‘발현’되는 것을 역동적 감성, 혹은 감성의 역동성이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런 감성적인 것들은 감정에서 정서로의 치환 과정에서도 분명 관여하는 기제가 될 수도 있다.

감성적인 것들이라고 함은 이러한 감성의 작용에 의해 발현되는 어떤 심리적 행위, 나아가 실질적 행위를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한다. 즉, 분노나 기쁨, 슬픔 등 우리가 다분히 감정적인 것들이라고 여기는 것에부터 나아가 그것으로 인해 발현되는 또 다른 어떤 지점 혹은 심태心態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분노와 슬픔이 뒤엉켜 한으로 발현된다든지, 두려움이 극대화되어 체념적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든지 하는 등을 포괄하여 감성적인 것들이라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