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분권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의 감성인문학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

학술자료

감성총서 3권-통通하다: 호남의 감성

작성 : lsosun / 2017-05-29 13:26 (수정일: 2018-01-18 22:17)

║ 감성총서 3. 󰡔통通하다 – 호남의 감성󰡕 ║ (이강래 외, 전라도닷컴, 2011.06.)

이 책은 호남의 감성을 ‘소통’의 표상 영역에서 음미한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 유기체에 가장 밀착된 매체인 ‘말’을 비롯하여, 열림의 마디일 ‘문’과, 땅의 ‘길’과, 물의 ‘포구’와, 공동체 삶의 노드인 ‘누정’과, 역동적 대동 마당인 ‘시장’에 주목한다. 이 여섯 가지 단서에는 호남이 겪은 경험의 결들이 익어 있으며, 그로부터 빚어진 감성이 녹아 있다. 물론 이들은 소통의 배면에 단절을 딛고 있다. 누군가가 호남의 감성에서 개방성과 포용성에 착안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국면의 폐쇄성과 배타성의 긍정적 반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호남의 ‘말’은 경직된 정보 전달 기능이 아니라 마땅히 하나의 문화적 유전 인자요 체화된 정서의 교감 방식으로 바라보며, ‘문’은 안팎의 경계가 아니라 성속(聖俗)과 공사(公私)가 명랑하게 출입 생성하는 매개물로 여긴다. ‘길’은 호남의 삶의 방식과 세계를 수용하는 시선이어야 하고, ‘포구’가 샘에서 발원하여 대양으로 이어지는 물길의 구비에 선 풍요와 위난과 열망의 점멸등이라면, ‘누정’은 사상과 예술과 혹은 욕망이 서린 산야의 등대일 것이며, 시장은 물산의 집산지에서 간난의 그늘과 신명의 고양이 교차하는 뜨거운 소용돌이로 성큼 나아간다.
이처럼 우리는 문명의 현전하는 보편 맥락에 갇히지 않고 호남의 사람살이에 뿌리내린 표상을 읽으려 한다. 인류의 문명은 항용 기술․경제적 요소, 사회․제도적 요소, 지식․관념적 요소로 대별되거니와, 감성은 제4의 요소이면서 다른 세 요소군을 규정한다. 어떤 시기와 어떤 공간의 그것들을 바로 그것들이게 하는 매개가생성과 곧 감성이기 때문이다. 감성은 세 요소군의 현현 과정에 개입하나, 세 요소군의 변화 또한 감성의 변용에 간여한다. 실로 이 책은 호남의 여러 표상 영역들을 답파해가기 위한 시금석이자 첫 징검돌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