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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 2차(2021.07.08.) : 가깝고도 먼 사이, 가족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

작성 : 관리자 / 2021-07-14 23:48 (수정일: 2021-07-15 01:04)
2021.07.08. 까망인문마을 2차

지난한 코로나로 인해서 집안에 머무는 날이 부쩍 늘어난 요즘, 그만큼 가족과 지내는 시간도 많아지면서 서로가 친밀해지기도 하지만, 갈등과 다툼 또한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들 합니다. 어쩌면 가족이 가깝게 지낸다는 건, 서로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면서 나를 이해해주고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가족 구성원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깃들여 있을지로 모르겠습니다.

까망인문마을 두 번째 모임에서 엮는이 류도향 선생님은 김혜진 작가의 소설 『딸에 대하여』의 일부분을 대화 형식으로 정리한 시나리오를 주민분들게 나눠주셨습니다.^^ 짤막한 시간 동안 주민분들과 함께 배우가 되어 주인공 ‘엄마’와 그녀의 딸인 ‘그린’의 대화로부터 부모와 자식과의 어긋난, 그러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애써 맞춰 보려는 둘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가지면서도 그 울타리를 언젠가는 벗어나기도 해야 하는데, 이 울타리가 생각보다 너무 견고해서 부모와 자식 모두를 위한 울타리가 아니라 오로지 부모가 못 박아둔 쇠창살이 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안전망으로서 기대는 울타리를 힘을 합쳐 옮길 수도 있어야 하는데, 울타리의 소유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게 된달까요? 저는 자식의 입장에서 주인공 ‘엄마’가 “어딜 가나 문제를 일으키고 늘 불평이나 하고 매사 다른 사람 탓을 하는 게 열심히 사는 거니? 제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한번 봐라. 아무도 너처럼 사는 사람은 없어. 아무리 제멋에 사는 시대라지만 이게 말이 되니?”라는 부분에서 비슷한 경험을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주인공 ‘엄마’가 도무지 딸의 취향과 사회적 지위 그리고 활동 등을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하면서도 그 와중에 자신이 “무너지지도, 쓰러지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엄마의 관점에서 자식은 분노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느끼는 애잔함과 안쓰러움을 돌봄으로 안고 가려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로 재현된 가족의 모습으로부터 현실을 살아가는 가족과 나의 관계를 좀 더 숙고하는 계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가족에 대한 불편함과 안쓰러움이 공존하는 애증의 감정을 곱씹어보면서 저는 가족이 서로가 변화할 수밖에 없는 불편함을 견디고 감내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자신과 그리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사이라는 점이 와닿았습니다. 서로 가까워지면서 상처 또한 깊어지는 고슴도치의 역설이 바로 가족 관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엮는이 류도향 선생님과 까망인문마을 주민분들 그리고 ZOOM 화상 모임을 세팅해 준 이홍범 간사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가족에 대한 주제의 세 번째 까망인문마을 모임은 7월 15일 오전 10시에 시작합니다. 가족, 혹은 가족과 같은 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좋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보시는지 주민분들의 이야기가 더욱 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