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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야온] 2차(2021.07.13.) : '마을'과의 첫 만남

작성 : 관리자 / 2021-07-14 23:50 (수정일: 2021-07-20 20:58)
2021.07.13. 노야온인문마을 2차

인문마을 주민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살고 있는 “‘마을’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태어나고 자라난 마을 그리고 이주한 마을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우리는 자신이 살고 싶은 새로운 마을을 모호하지만 점차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신안동 노야온인문마을 두 번째 시간에서는 마을의 첫 인상과 마을살이에 대해 깊은 속내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안동은 참 재미난 마을인 것 같습니다. 저는 신안동에서 활동하시는 노야온인문마을 주민분들 대다수가 신안동에서 거의 터전을 자리잡아 오셨기 때문에 동네에 대한 애정이 깊으시겠구나, 하며 막연한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광주의 다른 구 그리고 다른 지역으로부터 이주하신 분들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많은 주민분들이 처음에는 신안동이 시골 같고 텃세가 느껴져서 적응이 어려웠다고 말씀주셨지만, 점차 마을의 일상과 이웃과의 만남에 친숙해지면서 마을에 대한 장소감을 가지게 된 것 같았습니다. 다른 구들이나 시장과 공원 등에 대한 접근성, 주택으로 구성된 개방성 그리고 어르신들과 주민들과 상시적으로 만날 수 있는 관계성이 신안동 주민들이 마을의 장소감을 구성한 주요한 세 가지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는 곧 마을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 달리 말해 마을에서 어떤 사람들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내가 살고 있는 마을 공동체를 특징짓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만나고 지속하려는 용기가 바로 내가 살고자 하는 마을, 혹은 고향을 만들게 되는 주요한 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사람과 만난다는 건, 달리 말해 마을에서 산다는 건 언제나 즐겁고 재밌지는 않습니다. 때론 고되고 다투고 서운해지는 감정이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마을에 무관심하거나 소극적으로 동조하는 데에만 그치기도 하니까요. 한 사람, 혹은 몇 사람 등 소수의 인원에만 마을 활동이 전가되어 봉사의 차원을 넘어 희생을 요구하기까지 한다면 마을모임은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마을활동에 대한 참여는 강요할 수 없지만,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서로의 얼굴을 보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마을에서 조율하며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적극적인 물음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누군가가 희생되지 않으면서도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엮는이 김봉국 선생님께서 정리해주신 것처럼 이기심과 이타심 사이에 있는 자기-관심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일에 직접 참여하고 개입하면서 자기를 확장하고 마을에 대한, 함께 하는 삶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중요한 매개인 동기가 그 시작점이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그 동력은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보상과 사회적인 인정으로 에너지를 얻지 않을까요? 마을공동체적 삶을 지속할 용기와 의지와 함께 요구되는 버팀 자원은 뭔지 함께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2주 동안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시며 정성스레 모임을 엮어주신 김봉국 선생님, 솔직하고 진솔한 소회를 말씀주신 노야온인문마을 주민분들 그리고 ZOOM 화상 회의 세팅에 수고해준 이홍범 간사님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부터 최혜경 선생님께서 남은 두 차례 모임을 “감성의 창에서 커뮤니케이션하기”를 주제로 재미나게 엮어주실 예정입니다. 다음 주 화요일(07/20) 오전 10시에 2막 첫 모임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