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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 감성인문학: 장소‧매체‧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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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판단에서 감성과 이성의 관계

작성 : dang32g / 2010-03-28 22:29 (수정일: 2018-01-19 10:49)

 

<목 차>

 

 

 

1. 서론

2. 마음의 이해 : 감정, 추론, 상호주관적 자아

3. 자기기만에 대한 본질주의적 추론

4. 반사실적 자아와 허구적 사실

5. 결론

 

1. 서론

 

감성과 이성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이 물음은 동서양 철학사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어온 중요한 주제이다. 감성을 욕구나 욕망의 측면에서 그리고 이성을 합리적 추론의 측면에서 이해한다면, 지금까지 많은 철학자들의 논의는 감성과 이성의 연관성에 주목하면서 사유를 진행해왔으며, 어떤 가치 판단 혹은 믿음이 감성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가 중요한 철학적 물음들 중의 하나이다. 물론 감성과 이성 간의 관계에 대한 가장 쉬우면서도 명료한 처방은 양자택일적으로 감성이나 이성 개념 중에서 어느 하나만을 지지하고 다른 하나를 배척하는 태도이지만, 우리의 삶에서 두 개념을 모두 요청한다는 점에서 적절해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감성과 이성적 추론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재고찰하는 것이다.

이 글은 일차적 감정과 명제적 추론이 통합적으로 작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반사실적 자아(counter-factual self)를 통해 자기기만의 감정이 발생하는 메카니즘을 분석한다. 먼저 사람의 뇌와 관련한 인지심리학, 지식을 본질적 지식과 현상적 지식으로 나누는 본질주의 철학, 후설에서 유래한 상호주관성 등을 검토한 뒤에 반사실적 자아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하여 자기기만의 감정과 허구적 감정을 분석한다.

자기기만의 감정과 관련하여 이러한 물음을 던져볼 수 있다. 도대체 ‘나’ 혹은 ‘자아’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해서 스스로를 속일 수 있으며, 또한 허구적 대상이 실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것에 대해 실재와 같은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자기기만의 감정은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역설처럼 보인다. 남을 속이듯이 자신을 속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기기만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과연 자기기만적 감정을 느낄 때 우리의 마음속에서 무슨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또한 허구에 대한 감정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소설이나 영화나 연극과 같은 허구에 대해 감정을 느낀다. 우리는 허구의 인물이나 상황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허구의 인물이나 상황에 대해 감정을 느낀다. 허구에 대해 감정을 느낄 때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