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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 감성인문학: 장소‧매체‧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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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정 도학자의 순수의식과 비애

작성 : abraxas701 / 2010-09-19 12:29 (수정일: 2018-01-19 10:26)

한 순정 도학자의 순수의식과 비애

-정암 조광조의 삶과 고뇌, 유배지의 감성을 중심으로

 

이상성(성균관대)

   

1. 여는 말

2. 조광조 도학의 이념적 순정성과 감성의 문제

1) 감정의 조절과 수양을 통한 욕구의 절제

2) 지치(至治)의 지향과 그 이념적 순정성(醇正性)

3) 의리에서 감성으로 군신관계의 격의(隔意) 해체

4) 지치적 개혁의 좌절과 비애

5) 유배와 죽음, 그리고 그 슬픔에 대한 공감과 연대

6) 의리의 정서와 호남지역 도학자와의 공감

3. 맺는 말

 

  1. 여는 말

  한 지역의 정서와 어떤 인물의 삶과 설시(設施)를 감성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여겨진다. 대개 학문하는 사람들은‘이성’이 출발점이자 중심이라는 견고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조 역사를 통하여 가장 도덕주의자라고 인식되는 정암 조광조를 감성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더욱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 점에서 주제가‘감성’인 이번 발표는 다소 생경한 느낌과 함께 사뭇 긴장시키는 면이 있다.

조광조는 이황과 이이 등 후대 성리학자들에 의해 조선조 사림의 영수(領袖)이자 한국도학의 태산북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또한 당대 지식인들 중 가장 엄정하고 철저한 도덕주의자로 인식되어 왔다. 그를 최고의 도덕주의자라고 할 경우, 그것은 당대 최고로 보편적 이성을 강조한 인물임을 의미할 것이다. 그런 그에게서 감정 혹은 감성적 요소를 찾고, 아울러 그것이 호남 지역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를 살피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우면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성리학에서는 성정(性情)을 아울러 말하지만 보편적 본성[性 혹은 理]은 중시하는 반면, 감정[情]은 조절․절제하여야 할 것으로 여긴다. 물론 여기서 조절이나 절제는 제거하거나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이유로 학자들의 마음공부에서 감정을 다스리거나 중용(中庸)의 상태에 머무르게 하는 노력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으로 여긴다. 퇴계 이황이 항상 성성한 각성을 통하여 정제엄숙하고 주일무적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수양하고, 천리를 보존하고 인욕을 막는 경(敬)공부를 몸소 실천하고자 했던 것도 그런 측면에서의 노력이었다. 인간의 일상적 감정인 칠정보다는 보편적 본성과 관련되는 사단을 보다 존귀하게 여겼던 까닭도 그런 것에서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