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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문화 속 감성의 존재 양상과 그 특징

작성 : dang32g / 2010-03-28 23:50 (수정일: 2018-01-19 10:48)

굿문화 속 감성의 존재 양상과 그 특징

-위도 띠뱃굿의 경우를 중심으로-

 

이영배(전남대 호남학연구원)

 

 

<목 차>

 

 

 

Ⅰ. 굿문화에 표현된 감성의 성격

Ⅱ. 감성의 개념화와 분석틀

Ⅲ. 띠뱃굿에서 감성의 존재 양상

Ⅳ. 감성 배치의 특이성과 그 효과

 

Ⅰ. 굿문화에 표현된 감성의 성격

 

굿이라는 말은 외래종교 즉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전파와 영향에 의해 굿을 파악하는 비주체적 태도를 비판할 뿐만 아니라, 굿을 무속 혹은 무교라고 부르면서 청산⋅타파해야 할 문화로 간주한 식민적 태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재개념화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임재해에 따르면, “굿을 샤머니즘이라고 보면 굿은 시베리아 지역 소수민족 토착종교의 전파나 영향에 의한 한갓 아류로 인식되기 쉽다. 또한 굿을 무속 또는 무교라고 보면, 굿은 한갓 민속이거나 토속적인 종교로 한정하기 쉽다. 실제로 굿을 ‘무속’이라 한 왜정 때의 식민지 학자들은 이를 미신으로 간주하고 타파의 대상으로 삼았다. 실제로 왜정 이전의 우리 문헌에는 ‘무속’이라는 말이 없었다. 더욱이 굿을 종교학적 테두리 속에 가두어 두어서는 우리 민족의 토착종교라는 선입견 때문에 굿의 문화적 현상을 다양하게 포착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종교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우리 문화의 한 양식으로 주목하기 위해서도 굿을 굿이라 일컬을 필요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굿문화라는 용어는 굿을 한국 전통 문화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개념화한 용어이다. 즉 굿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문화복합 현상들을 두루 일컫고자 하는 말로서, 굿이 연행⋅전승⋅복원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난 여러 문화현상들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의 여러 모순과 삶의 양상을 종교적인 틀을 중심으로 하여 문화적으로 양식화된 구조물을 굿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전통 사회의 제의양식이자 놀이/연희양식인 종교적⋅미학적 표현물인 셈이다. 따라서 전통 시대의 특정한 예술 형식이라고도 할 수 있어서 굿의 구성 요소⋅형식⋅내용⋅구조⋅의미⋅이념⋅목적⋅기능 등이 다양하게 변주되어 나타나는 여러 문화적 양상들을 포괄하지 못할 수 있다. 이를 테면, 굿이 전승되는 과정 속에서, 새롭게 변화하는 문화적 상황을 반영하여 과거 양태들을 극복하고, 여러 형태의 새로운 굿 양식들이 생성⋅공존⋅분화한 사정을 개념적으로 담아내지 못할 수 있다. 문화가 굿과 같은 여러 현상들을 둘러싸고 형성되는 일상적인 생활양식을 포괄하는 것이라면 굿과 문화를 조합한 굿문화란 개념은 우리 민족의 원형⋅심성⋅사고 구조를 구성하고 규정하는 문화적 문법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굿문화는 굿을 연행하는 데 관계된 모든 존재들이 굿을 통해 울고 웃으며, 소통하고 관계 맺은 다양한 활동의 기록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일정하게 미학적으로 구조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대적⋅지역적 문화 변이형을 내포한 양식이라는 개념을 결부시킨 것이 굿문화 양식이라는 개념이다. 굿문화 양식은 굿의 형식과 내용, 연행⋅전승⋅향유의 주체, 이념과 사상, 목적과 기능 등을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하여 온 굿문화의 역사를 포괄하면서, 원형성⋅미분화성⋅총체성 등이 내포한 과거 지향적 이해를 극복하고 문화의 생성⋅창조⋅변화를 긍정하고 지향한다. 따라서 굿문화 양식이라는 개념의 조합은 통시적으로 단군신화에서부터 현재의 마당굿까지 아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만들어지게 될 새로운 민족굿의 양식까지 포괄할 수 있고 공간적으로 개인굿에서 마을굿⋅고을굿⋅나라굿까지 민족공동체의 다양한 신명풀이 문화양식들을 다룰 수 있는 범주를 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