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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음으로부터 되어감으로 : 조선유학에서 도덕감성의 문제

작성 : baluni / 2010-09-28 11:11 (수정일: 2018-01-19 11:15)

있음으로부터 되어감으로[1]: 조선유학에서 도덕감성의 문제

김경호(Kim, Kyungho)

전남대학교

 

1. 문제제기

 

인간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타인과 더불어 어떻게 조화롭게 살 수 있는가? 철학적 성찰과 윤리적 실천을 요구하는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하여 동서고금의 수많은 연구자들은 연구자만큼이나 많은 이론과 원리들을 제안하였다. 물음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과정은 시대와 상황의 상이함과 문화의 상대성을 뛰어 넘는 보편적 기준을 찾고자 함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의 철학에서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탐색을 통하여 감성[2]과 같은 감각 경험을 넘어서 개관적 타당성을 담보할 기준을 모색하게 되는데,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이래로 그 기준을 덕 혹은 이성에서 구하고자 하였다. 그리스의 이성 중심의 철학적 사유 전통을 잇고 있는 스피노자의 경우에는 ‘영원하고 무한한 것’을 추구하면서,  <<윤리학>>3부 머리말에서는 “인간의 본질은 욕구-아직 얻지 못한 것에로 향하는 갈망 내지 운동”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모든 욕구는 반드시 ‘laetitiia(쾌락)와 ‘tristitia(고통)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이러한 인간의 감성은 그가 생존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사물들과 교섭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며-그것이 ’affectus'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자기보존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타자의 보존을 위해서라도 상호 협조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보존’을 희구하기에, 그 보존의 방식을 자신의 윤리학으로 정초하려한다. 비록 스피노자는 감성에 대해 회의적인 이성주의자였지만, 육체적 현상과 정신신적 현상이 데카르트처럼 이원적인 것이 아니라 일원적임을 새롭게 천명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3]

 

[1] 이 논문의 영문 제목은 “From Being to Becoming”인데, 이 논문을 구성하는 아이디어는 움베르토 마뚜라나의 “From Being to Doing”에서 빌어 왔음을 밝힌다. 움베르또 마뚜라나, 서창현 옮김, 『있음에서 함으로』, 갈무리, 2006.

[2]여기서 감성은 ‘emotion’을 의미한다. emotion’에 대한 한국어 번역어는 ‘감성’․‘감정’․‘정서’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필자는 ‘감성’으로 통일하여 사용하겠다.

 

[3] 스털링 P. 램브레히트, 최명관 외 옮김, 『서양철학사』, 을유문화사, 1989. P.361-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