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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 시대 횡단적 보편학으로서 감성인문학: 장소‧매체‧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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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여성 민요에 나타난 감성의 발현양상과 메커니즘

작성 : dang32g / 2010-03-29 01:05 (수정일: 2018-01-19 13:53)

(9차 세미나)

여성 민요에 나타난 감성의 발현양상과 메커니즘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유목화(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HK연구원, 박사과정)

 

- 목 차 -

1. 머리말

2. 여성 민요의 감성적 논의 근거 및 토대

3. 여성 민요에 나타난 감성의 발현양상

1) 한 ; 시집살이의 고난과 소외감

2) 그리움 ; 임과의 이별

3) 희망 ; 출산과 양육

4) 신명 ; 일탈과 해방

4. 여성 민요의 감성 메커니즘과 그 의미

5. 맺음말

 

 

1. 머리말

 

민요는 기층민들의 삶이 담긴 구비 전승된 노래이다. 민요는 전문적인 소리꾼들에 의해 불리어지는 것이 아니라 민중들에 의해 불리어지기 때문에 민중들의 생활과 사상 그리고 감정을 솔직하게 나타낸 노래이다. 그래서 민요는 가창 목적에 따라 소리의 템포와 종류가 다르고, 민중들의 생활과 내용에 따라 그 종류가 달라진다. 민요는 단순히 음악적인 목적만으로 불리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부르기도 한다. 예컨대 일을 하면서 부르는 경우 노동의 피로를 덜고 노동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부르지만, 때로는 가창자 스스로가 즐기기 위해 부르는 경우도 많다. 이 과정에서 가창자들의 감성이 민요의 사설에서 다양한 감정들로 표현된다. 특히 여성들은 자신들이 겪은 사랑의 감정, 시부모의 횡포와 무관심한 남편 등을 중심으로 시집살이에서 겪은 감정을 노래로 표출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전통사회에서 여성들은 삶의 환경이 크게 세 번 변화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결혼하기 전으로 친정생활에서 겪는 환경이고, 두 번째는 결혼하여 시댁에서 시댁식구를 봉양하고 남편을 받들면서 사는 시집살이 환경이며, 세 번째는 시어머니로부터 살림살이을 물려받아 안방주인으로 자리매김하여 사는 삶이다. 이와 같은 삶의 경험을 소리로 표현한 것이 여성 민요이다. 여성들은 삶의 애환을 민요를 통해 표현하기 때문에 그 민요에는 여성들의 다양한 감성의 스펙트럼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특히 여성들의 욕구 표출방법이 제한되어 있었던 가부장권사회에서는 민요야말로 감정 표출의 수단이었고, 그것은 한켠으로 정신적 트라우마의 치유 수단이 되기도 했다. 그러한 까닭에 여성들은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민요를 불렀고, 여기서 민요 부르기는 단순히 노동의 호흡을 맞추거나 여흥만을 즐기기 위해 부르기 보다는 여성들의 감정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여 억눌리고 억압되었던 감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여성들의 감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민요이며, 민요는 여성들의 감성과 삶을 읽을 수 있는 문화적인 텍스트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요를 분석함으로써 감성의 본질과 발현양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여성들만의 독자적인 감성으로서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 ․ 문화적 환경에 따라 여성들의 감성이 어떠한 기제를 통해 드러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민요는 가창자는 물론 지역에 따라 달라서 그 범위를 제한하여 감성적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연구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남 지역의 여성 민요를 대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게다가 전남의 여성 민요야말로 여성들의 삶을 서사적으로 표현하거나 여성들의 감정을 담아내고 있는 서정적인 민요가 많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감성논의를 구체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고는 여성들의 감성을 이해하고 그 지평을 확대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먼저 여성들의 감성적 논의를 전개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자 기본적으로 여성들의 사회문화적인 위상과 더불어 여성들이 감성을 표현했던 문학의 실상을 파악하고자 한다. 그래서 여성들의 문학적 행위 중의 하나인 민요를 통해 표현된 다양한 감성을 정리하고, 그것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형성되고 작용되어 행동을 유발하는가를 검토하여 감성의 메커니즘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러한 일련의 작업이 민요의 감성적 이해의 지평을 확대하는데 다소나마 기여하길 바란다.